1. 오하늘
오하늘: 내 옆방 중학생 땅꼬마. 형과 같이 생활한다.
영능력이 있는지 다짜고짜 내 다리 주변에 모여있던 잡귀에게 퇴마한다며 달려들다가 나까지 잡을 뻔했다.
땅꼬마의 칼싸움은 다른 곳에서 하라니까 너가 큰 탓이지 자기는더 클수 있다고 화를 내는 거 보면
역시 땅꼬마라 그 다음 부터 볼때마다 땅꼬마라고 불렀다.
어느날 내가 곰인형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잡귀들에게 둘러싸여 버렸을 때 곰인형을 들고 나타나 내 앞을 막아서 거짓말처럼 잡귀들을 쫓아내주었다.
걸을 수 있냐고 손을 내미는 거 보면 에스코트 할 줄은 아나 본데 제법이다.
내가 학교에서 체육시간마다 인형 없이 혼자 있을 때 종종 담넘어 찾아 와 한 교시 내내 안부를 묻곤 하는데 다 깊은 뜻이 있어서 그런 거란다.
하지만 선생님들에게 쫓겨다닐때도 끝까지 말을 거는 거 보면 사실 너가 심심해서 땡땡이가 목적인 거 아냐?
그래도.......착하네, 오하늘 땅꼬마.
2. 나 훈
나 훈: 나한테 도움을 준 요괴
선뜻 먼저 달려와서 도와주겠다고 하는 걸 내가 놀라 도망쳐버렸다.
하지만 이 다리로는 빨리 도망칠 수 없어서 금방 따라잡히고 말았어.
도망친 것 때문에 나쁜마음을 먹지나 않을까 했는데, 아까와 똑같이 도와줄게, 업어줄까? 하는 말을 해서 업히게 되었다.
거짓말을 하면 몸이 아프다는 걸 알고 나니 그 친절이 진심이라는 걸 알았고, 이후에는 가끔 담소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정도 거리는 내게는 필요하거든? 명심하길 바라.
내 꿈을 봤다면서 슬픈표정을 하길래, 어쩔수 없으니 거기까지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너라면 분명 또 그때처럼 어떻게 해줄까? 라고 다가오겠지.
의뢰는 거절이지만 다음에 괜찮은 꿈을 꾼다면 해몽정도는 부탁하지. 넌 상냥하구나
3. 피바람
피바람: 삼촌이다. 친삼촌은 아니지만.
하람..오빠가 가져간 내 카드를 결제한 사람이고 옥탑방에 거주한다.
202호인 내방과는 거리가 있음에도 매일 규칙적으로 와 주는 사람.
미성년자 혼자 이쪽으로 입국하다니 힘든일 있으면 도와달라고 임시보호자를 선뜻 자청해 주었다. 처음에는 이사람 뭘까 싶었지만.
삼촌 덕분에 입학절차도 마쳤고, 아침등교부터 시작해 도시락도 끼니도 해주겠단다. 사먹지 말라나.
집에서는 못 먹어본 것만 해주는데 삼촌이 해준 밥 맛있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삼촌이 우리집 셰프 해줬으면 좋겠어.
밤에 더 자주 살펴주려 오는 거 같은데 아마도 룸메이트 때문인거 같다.
내가 외출하고 돌아오면 마당에 있는 삼촌이 빗자루로 다리 주위를 때려주는데, 다리에 붙어오는 기분나쁜게 털어진다.
삼촌의 빗자루는 마녀의 그것일까.
.....다음번에는 내가 삼촌에게 올라가자.
..........고맙습니다.
4. 서 하율
서하율: 무기를 쥔 채 완전 인상쓰면서 나를 몸으로 치고는 달려가버린 남자.
어디가 급해서 사람도 못보는 거야? 안경은 보이라고 쓰는거 아냐?
덕분에 넘어진데다 쇼핑한 물건도 엉망이되고 나중에 보면 변상하라고 하리라 했는데 며칠 후 진짜 마주쳤다.
붙잡아 따지니 자기는 기억이 안난대나. 뻔뻔한것도 정도가 있지
책임을 물으려고 해도 도돌이표라 결국 찝찝하게 끝나버린 줄만 알았지만..
끔찍하게 죽은 혼령을 보고 너무 무서워서 오도가도 못하는 나를 보고는 다시 와서 그걸 없애주었다.
막상 데려다주면서 정말 기억도 안나고 못봤다만 자신이 민게 맞으면 사과한다고 말해 더이상 묻지는 않기로 했다.
귀신을 퇴치해줬으니 없던거로 해줄게 그 물건들 얼마 들지도 않았으니까.
이따금 마주치면 인상쓰면서 잡귀를 털어주곤 하는데
대체 인상쓸거면 왜 해주는 거니? 상급생이면 내가 기죽..기죽을줄 알고!?!?! 하지만 해주는 걸 뭐라고 할수도 없네..!!!
그리고 옷을 짧게 입든말든 그건 내맘이거든?
5. 앵무
앵무: 잠시 쉬고 있던 중에 주위의 기운을 맑게 해주고는 느닷없이 도움이 되었냐고 물은 소녀.
기분이 나아진건 좋았으나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다가온 것이 묘해 쳐다보고 있자하니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신종수법인가.
어쨌든 복채를 주려고 했는데 받을건 그게 아니란다. 꾸밈없는 눈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말만 해달라는 모습에 내가 실례를 한거 같아 식사를 사기로 했다.
그후로는 자주 찾아와 부적을 갖다주면서 값은 나의 어떤 이야기든 좋다고 해
귀찮게도 앵무가 오는 날에는 골똘히 예전 사소한 기억까지 생각해내야만 하는 게 하루 일과에 포함되어 버렸다.
정말로 별 것 아닌데 이야기를 듣게 될때는 눈을 반짝이는게 얼마나 네 삶이 재미없으면 이런 시시한 남의 기억이 그리 좋니??
부적이라는 걸 함부로 받으면 안된다고는 하지만 이 아이의 부적은 어쩐지 태우고 싶지 않아서 모아두고 있다.
아로마향 같은 은은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만든 사람을 직접 볼 때와는 달리 강렬한 힘이 잘 안보이는 건 왜 일까.
그나저나 그런 특이한 복장인데다 이런 눈에 띄는 기운을 갖고 돌아다니는 데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네?
아마도 특정한 조건이 아니면 얘에게 시선을 던지는 게 되지 않는 듯 하다. 하지만..유령은 아닌거 같아. 넌 대체 무엇이지?
다른 사람을 말려들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동시에 앵무가 오는 게 기다려지는 걸 보면 사람이란 건 참 이기적이지.
+어쩐지 이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보면 오빠가 생각난다. 웃지 않고 있는데도 웃는 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진트레
6. 박만수
박만수: 내 룸메이트.
정확히는 우리가 동시에 방을 선택했는데, 내게 양보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매너라고 해도 정도 가 있지 양보만 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꼴이 바보같아 내가 방의 반을 쓰라고 제안했다.
박만수의 정당한 몫이니까 당연한 거고 저게 감히 나한테 빚을 지게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웃겨 정말.
남자래도 유령이잖아 뭔일 생기겠느냐고 생각했지만 유령이라는게 나에게 생리적인 문제가 된다는 걸 당시에는 깜박 하고 말았다.
하지만...하지만... 말 한걸 무르기는 싫고.....!
풍기는 분위기 대로 상류층 집안 자제였는지 나와의 대화에는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좋게말해서 예의가 엄청나게 바르고 나쁘게 말하면 나보다 엄격하게 자랐는지 꽉 막혀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좀 낯이 익어보이네, 흔한 얼굴인건가?